인덕








김장하는데 전화가 오네요
고무장갑을 힘겹게 벗으니 뚝
끊어진 전화
발신인을 보니 봄이면 냉이캐서
택배로 보내는 예전 직장 동생
바깥 현관이라고 내려오라고
세상에나 딸이랑 둘이 바리바리
싸들고 왔군요
김치한통 순무김치 콩 팥 고구마전분
웬 소금자루를 들고 오나 했드니
찹쌀 20 k
제라늄 화분들 종류별로 세상에나 ㅡㅡㅡ
우짜쓰까나
세상에나 40 여년만에 우연히 재회
했는데 철마다 이리 뭐든지
가져오고 택배로 부치고
살림 거덜 나겠다
뒤늦게 인덕이 산을 이루네요
나는 이 모든걸 우찌 갚나 ㅡㅡ
고맙데이 ㅡㅡㅡ
절대 미안해 하지말고
맛있게만 먹으라고 ㅡㅡ
예전에 베풀음 아직 다 못갚았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