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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수지간> 관계의 역설


조금 아는 사람보다
부부나 형제 절친처럼
가까운 사람일수록
멀어질 때 거리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심하면 원수지간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기대치의 차이다.

일례로,

지나가다 처음 보는 음식점에 들어가 먹은 음식이 맛이 없다고
큰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맛집이라고 알려진 곳에 잔뜩 기대를 걸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멀리서 찾아갔는데,
맛이 형편없다면 기분은 단순히 실망을 넘어 믿음을 저버린 배신감으로 인해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이런 이치는
인간관계 역시 예외가 아니라서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관계일수록 무례나 무심이 주는 거부감이나 상실감은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가장 기대치가 높은 가족에게 버림받았을 때 상실감은
극에 달하고,
이는 분노를 넘어 증오로 발전해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연의 농도가 짙은 사람일수록
어떤 이유로 서로 멀어질 땐
남보다 못한 법이다.

이 같은 인간관계의 원리를 관계의 역설이라 부르고,
가까울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