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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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 상





내가 부지런히 걸으면

없던 길도 생기지만

내가 걸음을 멈추면

있던 길도 없어진다



가지치기를 잘하면

실한 열매가 열리지만

가지치기를 잘못하면

열매 키울 힘을 빼앗긴다



날마다 뜨는 태양도

날마다 뜨는 달님도

하룻길 동행이다

그 하룻길도 멈출 날 온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과

봉해 놓은 편지는

시력이 아무리 좋아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일도

사람과의 관계도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우거지게 된다



-김민수, 아침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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