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 기쁜사람이 되자

   *맑은바람    910 읽음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 보는 것 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 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 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 것 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 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 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 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 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 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