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주유를 할때 정량까지 도달하면 알아서 멈춰버린 이유

다행히도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을 때 차 밖으로 기름이 줄줄 흐르는 최악의 상황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주유소라는 환경을 생각하면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연료가 가득 주유될 때 알아서 멈추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차 밖에서 연료 차는게 눈으로 보이는 것도 아닌데 주유원은 어떻게 가득 들어간 것을 알고 끊을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셀프 주유소를 이용해 본 운전자는 연료가 가득차면 주유기가 철컥하고 스스로 연료 공급을 멈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주유기 자체에 연료가 가득찬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있는 것일까? 오늘은 이 원리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보자.

혹자는 기름을 가득 주유하였을 때 주유가 알아서 멈추는 이유를 주유건 앞에 센서가 부착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센서 덕분에 기름이 총 앞에 닿으면 주유가 저절로 끊긴다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는 정보이나 100% 정확한 설명도 아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센서’라고 표현되는 주유기의 원리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우리가 사용하는 주유건은 기름이 가득차면 자동으로 멈춘다고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센서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주유할 금액을 설정하면, 주유기는 해당 금액만큼 주유하기에 가장 적절한 속도를 계산해 그만큼 기름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이 때 펄스 작동기를 이용하여 기름을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금액만큼 책정된 연료가 이제 주유건을 통해 흘러나오게 되는데 주유건의 기다란 관의 명칭이 스파우트이다. 그리고 스파우트에 센서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스파우트를 자세히 보면 연료가 나오는 구멍말고도 작은 구멍이 하나 더 존재한다. 이 작은 구멍이 일종의 센서역할을 하는 셈이다. 즉, 이 구멍에 의해서 기름을 가득 넣으면 자동적으로 주유가 멈추는 것이다.

이 구멍의 이름은 벤투리관인데 벤투리관은 공기를 흡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벤투리관에 의해 빨려 들어간 공기는 주유건에서 나오는 기름과 함께 다시 자동차의 연료탱크로 배출된다. 그런데 연료탱크에 기름이 가득 차면 결국 스파우트의 벤추리관과 기름은 마주 닿게될 것이다.

이 때, 이처럼 주유건 끝에 연료가 닿으면 벤투리관으로 흡입되는 공기가 차단되는데 더는 공기를 빨아들일 수 없고 연료만 빨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일종의 센서로서 벤투리관이 역할하는 것이다. 벤투리관을 통해 유입된 연료는 다이어프램 상층부에 압력을 가해 다이어프램 스프링을 펴게 되고 이 때 차단 벨브가 당겨지면서 주유가 멈추게 되는 원리이다.

가끔 이와 같은 센서 역할을 하는 벤투리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기름이 흘러넘치거나 주유건을 뽑았는데도 기름이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는 벤투리관 센서에 이상이 생겼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혹은 주유건을 거꾸로 넣는 실수를 벌이면 벤투리관이 제 기능을 하지못해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는 연료가 가득차지 않았음에도 주유가 멈추는 이유도 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경유는 거품이 많이 발생해 가득 넣기도 전에 거품때문에 벤투리관의 공기 흡입이 차단되기도 한다. 혹은 주유시작과 함께 주유가 멈춘다면 이는 손잡이를 너무 강하게 당겨서 발생하는 현상일 수도 있다.

레버를 강하게 끝까지 당겨서 잡으면 순간적으로 기름 토출량이 많아져 차량 주입구로 역류하게 되는데 이 때 벤투리관의 공기 흡입을 차단하게 되어 주유가 중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유 시작 시에는 천천히 레버를 당겨 기름 토출 유속이 서서히 올라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